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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을 읽고
 

몽테뉴! 당신에게

 

 그대가 거처하던 집안의 분위기를 둘러보고 나오는 나의 발걸음엔 한없는 경외심이 스며들더군요.

 오늘같이 고요한 비가 수면을 두드리는 호수를 거닐 때면 당신과 만나며 느꼈던 고즈넉한 분위기에 다시 빠져들고 싶어요.

 

미셸 성(城)의 정경을 한층 고요한 자리로 머물게 하던 삼나무 그늘이 나의 산책에 즐거움을 제공해 주던 기억을 난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당신은 귀족 출신이면서 중세의 왕후 귀족들의 바로크, 로코코 풍의 화려한 서재와는 달리 순수 독서인의 자세를 보여 줬습니다.

 

 중세 수도원처럼 외로이 떨어져 있는 당신의 서재는 들보가 앙상하게 드러난 천장이며 방바닥, 의자 모두가 소박함이 배어나는 수도승의 방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당신은 그곳 3층에서 대부분 시간을 혼자서 보내기를 원했다고 그랬지요.

 원형인 서재가 참 특이했어요. 벽에는 뱅그르르 5단의 책들이 늘어서 있고 세 개의 창 너머 넓고 넉넉한 경치가 멀리 내다보이던 바로 그곳을 당신의 성(城)이라고 하셨죠.

 

 그 방에서 당신은 글을 배웠고 폭풍우를 배웠고 떨어지는 해를 아무리 쳐다봐도 싫지 않았다고 고백했어요.

 

 전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온몸에서 전율이 흐름을 느꼈지요.

 정말 부러웠어요.

 

 나도 훗날 책을 사랑해 품위 있는 서재인이 되고픈 열망이 그 순간 생겨났답니다.

 

 당신은 시종 참으로 교양 있는 신사다웠었고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모습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미리 알고 있는 분 같아 보였어요.

 

 사람들은 이런 말을 저에게 해 주더군요. “몽테뉴, 그는 이상적인 서재인이라고….”

 

 나도 그 말에 수긍해요. 당신에게선 독서에 대해 배울 점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리고 당신은 교양인으로서 친밀히 사귈 대상으로 고금의 양서를 빼놓지 않았죠.

 

 어쩌면 타인일 수밖에 없는 친구와는 달리 당신 자신의 것이 분명하다고 여기는 책에 ”언제나 내 곁에 있으며 원할 때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 해준다, 귀찮은 근심에서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나는 오직 책으로 향한 것만으로 족하다”고 하셨어요.

 

 몽테뉴! 당신의 집에 초대해 줘서 정말 감사해요. 인상적인 서가였어요.

 다음에 또 뵐게요. 안녕∼.

 

출처: http://bitly.kr/Jimp

 경남매일 기자   [ 2018-01-12 오후 4:2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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